큐레이터 엄마가 들려주는 색으로 말하는 마티스 명화 이야기

형태 대신 색을 앞세웠던 화가가 있습니다. 정교한 묘사나 사실적인 구도보다 강렬한 색의 조합으로 감정과 분위기를 표현했던 작가. 처음 그의 그림을 본 사람들은 '아이들이나 그릴 법한 색이다'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그 안에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생명력과 자유로움이 담겨 있습니다.
그 화가는 바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미술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인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입니다. 인상주의 이후 색채의 감각과 감정을 극대화한 작가이지요.
이 글에서는 큐레이터의 시선에 엄마의 감각을 더해 마티스가 어떤 작가였는지, 왜 그의 명화들이 지금까지도 널리 사랑받는지를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색이 곧 언어가 되는 마티스의 명화를 아이와 함께 감상한다면, 미술은 감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표현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마티스는 누구일까? - 색채로 감정을 표현한 명화 작가

앙리 마티스는 1869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1954년에 생을 마쳤습니다. 화가가 되기 이전에는 법학을 공부하다가, 병으로 요양하던 중 그림에 눈을 뜨며 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의 초기 작품은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았지만, 곧 자신만의 색채와 구도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고, 이후 강렬하고 순수한 색을 화면 가득 채우는 화풍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마티스는 "나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그리지 않는다. 내가 본 인상, 느낀 감정을 색으로 옮길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그의 그림에는 명암이나 사실적 구성이 생략되어 있고, 색 그 자체가 감정과 분위기를 전하는 핵심 요소로 사용됩니다.
대표적인 초기 명화로는 《붉은 방(레드 룸)》, 《금붕어》, 《춤》, 《푸른 누드》 등이 있으며, 특히 《춤》과 《음악》 같은 작품은 인물의 단순한 선과 강렬한 배경색만으로도 역동성과 에너지를 전합니다. 큐레이터로서 볼 때, 마티스는 복잡한 설명 없이도 그림 한 장으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색의 언어'를 완성한 작가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큐레이터가 본 마티스 명화의 특징 - 색, 단순함, 생명력

마티스의 명화는 일반적인 회화와는 꽤 다른 인상을 줍니다. 그의 그림은 색이 먼저 보이고, 형태는 그다음입니다. 현실에서 본 적 없는 강렬한 배색, 간결한 윤곽선, 공간감보다는 평면적인 구성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붉은 방》에서는 테이블과 벽이 같은 붉은색으로 연결되어 있어 전통적인 원근법은 무시된 듯 보이지만, 오히려 색의 힘으로 공간이 확장되는 느낌을 줍니다.
《금붕어》 역시 물고기나 수조를 정밀하게 묘사하기보다는, 색의 배치와 화면 구성만으로 '편안함과 '정적'을 전달합니다. 이처럼 마티스의 명화는 '보이는 대로'가 아니라 '느껴지는 대로' 그려진 그림입니다.
큐레이터 입장에서 마티스는 단순한 것을 단순하게 그린 것이 아니라, 복잡한 감정을 가장 단순한 시각 언어로 표현한 작가라고 평가됩니다. 그래서 마티스의 그림을 감상할 때는 정답을 찾기보다, 그림이 주는 전체적인 느낌과 감정을 먼저 느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에게는 "이 그림을 보면 기분이 어때?", "이 색은 차갑게 느껴져? 따뜻하게 느껴져?" 같은 질문으로 접근해 보면, 마티스의 색이 가진 감성적 힘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될 거예요.

 

마티스를 아이와 감상할 때 - 큐레이터 엄마의 명화 감상 팁

마티스의 명화는 초등학생과 함께 감상하기에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우선 색과 형태가 단순해서 아이들의 눈에 바로 들어오고, "정확하게 잘 그리는 것만이 예술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티스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것보다,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이나 기분을 색으로 표현하는 데 더 관심이 많았던 화가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와 함께 마티스의 《춤》이나 《금붕어》를 볼 때는 "이건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보다는 "이걸 보면 어떤 기분이 드니?"라고 묻는 것이 훨씬 좋은 접근이 됩니다.
또한 색채의 대비를 활용한 그림을 함께 관찰하며 "이 화가는 왜 배경을 이렇게 진하게 했을까?", "여기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색은 뭐야?" 같은 대화를 나누면, 색의 구성과 효과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큐레이터로서 전시를 해설할때에도 어린이 관람객에게는 내용을 설명해주는 것 보다 작품을 보고 떠오르는 느낌을 말해보게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마티스의 작품은 언어보다 감각이 먼저 작동하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감상할 때 그 직관적인 반응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감상법입니다.

 

명화 속 색을 따라 느껴보는 활동 - 마티스를 생활 속에서 만나는 법

마티스의 명화 감상은 미술관이나 교과서 속에 머물 필요가 없습니다. 그의 색채와 형태는 너무나 직관적이고 강렬해서, 아이의 일상 속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요소들로 가득합니다.
예를 들어 마티스의 《붉은 방》을 감상한 후에는 "우리 집에서 제일 따뜻하게 느껴지는 공간을 그림으로 표현해볼까?"라고 활동을 확장해볼 수 있습니다. 이때 색연필보다 물감이나 색종이처럼 색의 대비가 강한 재료를 사용하면 마티스의 감각에 더 가까운 표현을 해볼 수 있어요.

 

또다른 간단한 활동으로는 "감정을 색으로 표현하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기분이 좋았으면 노란색, 피곤하면 회색, 신이 나면 주황색 같은 식으로 아이가 느낀 하루를 색으로 나타내보게 하는 거예요.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아이는 색이 단순한 꾸밈이나 배경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마티스가 색으로 말했듯이, 아이 역시 색을 통해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그것이 마티스 명화를 감상하며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