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 엄마의 명화 해설 (31) 썸네일형 리스트형 형태로 감정을 말하는 조각가 브랑쿠시의 작품세계 함께 감상하기 어느 날 아이가 한 조각 작품 앞에 서서 이야기했습니다.“엄마, 이건 얼굴도 없고 팔도 없는데 꼭 자고있는 사람처럼 보여요.”눈을 감은 듯한 긴 타원형의 황금빛 조각 앞에서, 아이는 무언가 조용한 감정을 느낀 듯 보였습니다. 그 조각은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잠자는 뮤즈》였습니다. 형태는 단순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복잡해지는 작품이었지요.브랑쿠시는 조각의 전통적인 개념을 바꾼 인물입니다. 실제 사람과 똑같이 작품을 만들기보다는, 어떤 감정이나 상태의 ‘본질’을 간결한 형태로 표현하려 했지요. 그는 “사실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표현하는 것이 조각의 역할이다”라고 말했어요.브랑쿠시의 작품을 접할때마다 그 단순함 안에 담긴 강렬한 감정의 밀도가 깊게 다가옵니다. 형태의 간결함 때문에 아이와 함께 감.. 감정을 조각한 예술가 로댕의 작품세계 함께 읽기 무겁고 단단한 돌이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요?팔짱을 끼거나 얼굴을 찌푸리거나, 누군가를 끌어안고 있는 순간은 평범한 몸짓처럼 보이지만, 그 순간을 돌로 만든다면 어떤 느낌일까요?로댕의 조각 앞에 서면 마치 멈춰버린 마음과 마주하게 됩니다. 로댕의 대표작품《생각하는 사람》은 단순히 고민에 잠긴 남자의 모습이 아닙니다. 무언가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는 감정 전체를 덩어리째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아이와 함께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나도 그 안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되물어보게 되죠. 이번 글에서는 큐레이터 엄마의 시선으로, 감정을 가장 잘 조각한 예술가 로댕의 작품들을 함께 감상해보고, 아이와 나눌 수 있는 새로운 질문들도 함께 소개해드릴게요. 눈으로만 보는 감상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움직이는 .. 큐레이터 엄마와 함께 감상하는 명작 조각 이야기 미술관에 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벽에 걸린 회화 작품 앞에 오래 머무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전시장 한가운데 놓인 조각 작품 앞에서 먼저 걸음을 멈추고 묻곤 하죠. “이거는 진짜 사람 같아요”, “돌인데 왜 부드러워 보여요?”, “이건 만질 수 없어요?”와 같은 질문은 평면 이미지와는 또 다른 감각을 자극받았다는 신호입니다.조각은 회화와 달리 입체적으로 존재하는 예술입니다. 빛을 어떻게 받는지, 어느 방향에서 바라보는지에 따라 감상의 느낌이 달라집니다. 만질 수는 없지만 손으로 느끼는 듯한 경험을 주는 조각은 아이들에게 오감 중심의 감상을 이끌어내기 좋은 예술 장르입니다.큐레이터로서 수많은 조각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하며 느낀 점은, 아이들이 회화보다 조각 앞에서 훨씬 자유롭고 감각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입니.. 큐레이터 엄마와 함께 감상하는 피카소의 청색시대 명화 이야기 아이와 명화를 감상하다 보면, 색 하나에 몰입해 감정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그림은 왜 이렇게 파래요?"라고 묻는 아이의 질문은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작품이 가진 정서를 직관적으로 읽어낸 반응이죠.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 꼭 소개해주고 싶은 작가가 바로 파블로 피카소입니다. 그중에서도 청색시대(Blue Period)는 아이와 함께 감정과 색을 연결하며 깊이 있는 감상을 나누기에 적절한 시기예요.피카소는 20세기 미술을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그의 작품이 항상 추상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초기 작품들 중, 청색시대는 색과 감정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시기로, 아이와 함께 감상할 때에도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슬퍼 보여?”, “왜 전부 파란색이에요?”와 같은 질문으로 자.. 큐레이터 엄마와 함께 색 하나로 감상하는 명화: 파랑이 말하는 감정들 명화를 감상할 때 우리는 흔히 인물이나 장면, 배경의 구도에 먼저 주목합니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감상하다 보면 의외로 눈에 먼저 들어오는 건 ‘색’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그림은 왜 이렇게 파래요?”, “파란색만 쓰면 슬픈 거예요?” 같은 질문이 아이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튀어나오곤 하지요. 그 질문에 함께 머물러보면, 색 하나만으로도 작품을 새롭게 감상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색은 단지 아름다움을 위한 장치가 아닙니다. 작가는 색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시대의 분위기를 전하며, 관람자의 감각을 열어줍니다. 특히 ‘파랑’은 명화에서 자주 등장하면서도 그 쓰임새와 감정의 결이 매우 다양해, 감상 교육에 유용한 색 중 하나입니다. 파랑은 차갑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며, 희망을 주기도 .. 큐레이터 엄마와 함께 보는 무대처럼 구성된 명화 감상법 명화를 감상하다 보면 어떤 작품은 마치 연극의 한 장면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인물들이 정면을 바라보고 줄지어 서 있거나, 중앙 인물에게 시선이 모이게 구성되어 있거나, 인물이 있는 공간이 실제 무대처럼 깊이감 있게 열려 있는 경우 말이에요. 특히 아이가 “이건 공연하는 것 같아요”, “이 사람들은 관객을 보고 있는 거예요?”라고 반응할 때면, 작품 속에 숨겨진 ‘연극적 구도’에 대한 감각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회화는 원래 평면 위에 그려진 정적인 이미지지만, 작가는 그 안에서 관람자의 시선을 이끌고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극적이고 무대적인 구도를 자주 사용합니다. 이러한 구성은 작품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뿐 아니라, 관람자에게도 현장감과 몰입감을 주는 중요한 장치가 되지요.큐레이터로 일하며.. 큐레이터 엄마와 함께 명화 속 동물 찾기 아이와 함께 전시장을 찾으면, 예상하지 못한 작품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곤 합니다. “엄마, 여기에 고양이 있어요!”, “이 사자 진짜 무서워 보여요”라며 아이는 인물도 구도도 아닌 작품 속의 동물에 반응합니다. 어른의 눈에는 중심 인물이나 화풍이 먼저 보일 수 있지만, 아이는 익숙한 존재, 감정 이입이 쉬운 대상인 동물에 본능적으로 시선을 둡니다.사실 명화 속 동물은 결코 단순한 배경 요소가 아닙니다. 작가들은 동물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거나 상징을 담아내고, 때로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무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동물은 관람객과 작품 사이의 거리를 좁혀주는 가장 효과적인 시각 언어 중 하나이며, 특히 초등학생처럼 감각 중심의 감상을 하는 아이들에게 작품에 몰입할 수 있는 훌륭한 매개체가 됩니다... 미술관에서 조용히 감상하기 어려운 아이를 위한 큐레이터 엄마의 팁 아이와 함께 미술관에 갈때면 늘 걱정되는 부분이 아이의 집중력입니다. 아이들은 보통 작품 앞에 오래 머무르지 못한 채 지루해하거나 금세 집중이 흐트러지곤 하죠. 다른 관람객이 조용히 감상하는 가운데 아이가 소리를 내거나 이리저리 돌아다니면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왜 이렇게 산만할까?” 하는 마음과 “다른 사람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해야지”라는 부담 사이에서 난처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큐레이터로서 오랜 시간 현장에서 관람객을 지켜본 경험으로 보면, 아이들이 전시장에서 조용히 감상하지 못하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조용하고 정적인 분위기의 전시 환경은 오히려 아이에게는 긴장감을 주거나, 에너지 발산이 어려운 답답한 공간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체 활동을..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