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 엄마가 알려주는 명화 감상을 위한 색채 용어
명화를 감상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요소는 단연 ‘색’입니다. 따뜻한 노랑, 차가운 파랑, 부드러운 분홍, 무거운 검정 등… 작품 속 색은 감정을 자극하고 분위기를 만들어주며, 때로는 작가의 의도를 암묵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막상 아이와 함께 작품을 감상하며 “이 색이 왜 이렇게 느껴질까?”라고 물으면, 쉽게 설명이 나오지 않기도 하지요. 느낌은 분명한데, 그걸 설명하는 언어가 부족한 순간을 자주 겪게 됩니다.색채에 대한 기본적인 용어를 알고 있으면, 미술관에서 아이가 “이건 왜 슬퍼 보여요?”, “이 색은 왜 무서워요?”라고 묻는 경우 더 풍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단순히 색이 예쁘다, 화려하다, 어둡다 등의 표현을 넘어서, 색이 왜 그런 감정을 불러오는지, 어떤..
큐레이터 엄마와 함께 하는 애드 라인하르트의 무채색 명화 감상
미술관 한쪽, 조명이 낮게 깔린 공간에 걸린 작품 앞에서 걸음을 멈춘 적이 있었습니다. 캔버스는 거의 온통 검은색으로 보였고, 아무 장면도, 인물도, 이야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고개를 갸웃했고, 저는 그 침묵 같은 작품을 오래 바라보았습니다. 아무것도 없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의도적인 비움이었죠. 색을 비워낸 자리에서 오히려 감정은 더 깊어졌습니다.그 작품은 애드 라인하르트(Ad Reinhardt)의 것이었습니다. 그는 붓질의 흔적도, 색의 변주도, 서사도 철저히 지운 작가입니다. 아이와 함께 그 앞에 서보면, 우리가 익숙하게 감상해온 명화들과는 전혀 다른 감정이 밀려옵니다. 대화를 나누기보다 잠시 멈춰 생각하게 만드는, 아주 느린 예술입니다.이 글에서는 큐레이터 엄마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