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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엄마와 함께 감상하는 칸딘스키와 몬드리안의 추상화 명화를 감상하다 보면, 어떤 작품은 눈에 익은 사물이나 인물 없이 색과 선만 가득한 경우가 있습니다. 마치 퍼즐 같기도 하고 음악처럼 느껴지기도 하지요. 이것이 바로 '추상화'입니다. 추상화는 우리가 눈으로 보는 현실을 그대로 그리는 대신, 화가가 느낀 감정이나 생각을 색과 형태로 표현하는 방식이에요.하지만 추상화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그려지는 건 아닙니다.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와 몬드리안(Piet Mondrian)은 둘 다 추상화의 대표 작가지만 작품의 느낌은 완전히 대조적입니다. 어떤 작품은 자유롭게 흩뿌려진 색과 선으로 가득하고, 또 어떤 작품은 바둑판처럼 정확한 선과 네모가 반복되죠.이 글에서는 두 화가의 대표작을 함께 감상하며, 같은 추상화지만 왜 이렇..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큐레이터 엄마와 잠자리 독서 놀이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시간이 특별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별빛이 유난히 반짝이는 날에는 그저 하늘을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상상력이 피어오르죠. 아이와 함께하는 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의 분주함이 지나고 조용히 책을 읽거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그 시간은, 아이에게는 하루 중 가장 따뜻한 감정이 남는 순간이 되곤 해요.그림 속에도 그런 밤이 있습니다. 바로 고흐의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입니다. 휘몰아치듯 하늘을 가로지르는 소용돌이, 강렬한 노란빛의 별과 달, 마을의 고요한 불빛. 이 그림을 처음 본 아이들은 "왜 하늘이 움직여요?", "별이 이렇게 커요?" 하고 반응하며 자연스럽게 그림 속 세계에 들어가게 됩니다.이번 글에서는 《별이 빛나는 밤》을 중심으로 고흐의 감정과 상상력을 함께 읽..
큐레이터 엄마와 떠나는 명화 속 직업 탐험 아이들과 명화를 감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림 속 인물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눈길이 갑니다. 그리고 이런 관심은 종종 "이 사람은 무슨 직업이에요?" 같은 질문으로 이어지죠. 명화 속에는 왕, 귀족, 종교 인물뿐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을 뿐이지요.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종종 '직업'을 주제로 그림을 해설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특히 명화는 아이들에게 직업을 설명할 때 아주 좋은 도구가 됩니다. 일이라는 것이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라는 걸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아이와 함께 그림을 보며 자연스럽게 세상의 다양한 역할과 직업을 이야기 나누는 경험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큐레이터 엄마가 고른 가족 명화 5선 그림은 때로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전합니다. 특히 가족을 주제로 한 명화는 시대를 초월해 따뜻함과 울림을 전하죠.그중에서도 '엄마와 아이'라는 관계는 미술 속에서 가장 오래된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주제 중 하나입니다. 종교화 속 마리아와 아기 예수에서부터, 일상 속 평범한 엄마의 모습까지, 화가들은 그 시대의 사랑과 돌봄을 각자의 방식으로 담아냈습니다.큐레이터로서 작품을 해설하며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주제 또한 바로 '가족'입니다. 엄마로서 아이와 함께 명화를 감상할 때에도 그림 속 엄마와 아이의 시선과 몸짓에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들을 나누는 경험은 특별하게 다가옵니다.이번 글에서는 '가족의 사랑'을 주제로, 엄마와 아이가 등장하는 명화 5점을 큐레이션해 소개드릴게요.아이와 함께 감상하며 그림 ..
가위로 그린 명화, 큐레이터 엄마와 마티스의 색종이 실험 20세기 미술의 거장 마티스는 생애 후반, 뜻밖의 선택을 합니다.더 이상 붓을 들 수 없었던 그는, 물감을 버리고 색종이와 가위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붓 없이도 완성도 높은 명화들이 탄생했습니다.이 시기의 작품을 우리는 '컷아웃(Cut-out)' 또는 '오려붙이기(collage)'라고 부릅니다. 표현 수단은 달라졌지만, 마티스의 색에 대한 감각은 오히려 더 과감하고 명확해졌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가위로 그림을 그린다." 큐레이터의 시각에서 볼 때 이 컷아웃 작업은 단순한 형식 실험이 아니라, 마티스가 평생 탐구해 온 '색의 순수성'과 '구성의 자유'를 완성한 결정판이라고 느낍니다.엄마의 입장에서 보면 아이들에게 이 작업을 소개할 수 있다는 건 참 고마운 일입니다. 복잡한 ..
큐레이터 엄마가 들려주는 색으로 말하는 마티스 명화 이야기 형태 대신 색을 앞세웠던 화가가 있습니다. 정교한 묘사나 사실적인 구도보다 강렬한 색의 조합으로 감정과 분위기를 표현했던 작가. 처음 그의 그림을 본 사람들은 '아이들이나 그릴 법한 색이다'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그 안에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생명력과 자유로움이 담겨 있습니다.그 화가는 바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미술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인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입니다. 인상주의 이후 색채의 감각과 감정을 극대화한 작가이지요.이 글에서는 큐레이터의 시선에 엄마의 감각을 더해 마티스가 어떤 작가였는지, 왜 그의 명화들이 지금까지도 널리 사랑받는지를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색이 곧 언어가 되는 마티스의 명화를 아이와 함께 감상한다면, 미술은 감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표현 ..
명화가 된 수프캔 - 큐레이터 엄마와 앤디 워홀 감상하기 하얀 벽 위에 가지런히 걸린 수프캔 그림.붉은 색과 흰색이 대비를 이루고, '캠벨'이라는 익숙한 브랜드 로고가 뚜렷하게 보입니다. 마치 슈퍼마켓 전단지 같지만, 이 그림은 뉴욕 현대미술관의 전시 벽을 채운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캔》입니다.이 작품은 단순한 물건을 그린 그림이 아닙니다. 예술이 특별하고 고상한 대상만을 다뤄야 한다는 통념을 깨고, 일상의 이미지도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팝아트의 대표 명화입니다.이번 글에서는 큐레이터로서 이 작품을 해설해왔던 제 경험과, 엄마로서 아이와 함께 작품을 감상했던 순간들을 바탕으로 앤디 워홀이라는 작가와 그가 남긴 명화의 의미, 그리고 초등학생 눈높이로 팝아트를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지 함께 나누어보려 합니다. 앤디 워홀과 팝아트 - 큐레이터가 소개하는 작가..
큐레이터 엄마의 명화 해설: 잭슨 폴록, 그림의 정의를 흔든 현대미술의 아이콘 아이와 함께 현대미술 작품을 처음 마주했을 때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엄마, 이건 그냥 물감을 던진 것 같아요. 이게 왜 예술이에요?"큐레이터로서 미술관에서 수많은 관람객을 만나왔지만, 이처럼 솔직한 반응은 언제 들어도 신선합니다.특히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의 작품을 보면 많은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그림'이라고 느낍니다. 뚜렷한 형체 없이 뒤얽힌 선과 물감 자국이 가득한 작품은 기존의 명화와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하지만 바로 그 점이 잭슨 폴록의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는 "어떻게 그렸는가"보다 "어떻게 예술을 생각하는가"를 보여준 화가이며, 현대미술이 이전 시대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상징하는 인물입니다.이번 글에서는 큐레이터이자 초등 자녀를 키우는 엄마의 시..